자작나무 신비한 효능을 찾아, 역사 속 자작나무이야기

활엽수 중에서 추위에 가장 강한 나무가 자작나무다.

자작나무 껍질은 많은 밀랍 성분의 기름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추위에도 강해 해발 2,000미터의 고지에서도 겨울에 얼어 죽지 않는다.

그리고 이 땅의 평지에서는 쉽게 볼 수 없고 높은 산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자작나무다.

자작나무는 눈처럼 하얀 껍질과 시원스럽게 뻗은 키가 인상적이며 서양에서는 ‘숲속의 여왕’으로 부를 만큼 아름다운 나무다. 자작나무 껍질은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데 겉면은 흰빛의 기름기 있는 밀랍 가루 같은 것으로 덮여 있고 안쪽은 밝은 갈색이며 불에 잘 타면서도 습기에도 강하여 쓸모가 있다.

자작나무는 껍질로 횃불을 밝히거나, 땔감으로 쓰면 ‘자작자작’ 소리가 나므로 자작나무가 되었다는 설이 전한다.

하지만 자작나무의 옛 이름은 봇(樺)이다. ‘훈몽자회’에서는 봇(樺)의 훈이 ‘봇 화’로 되어 있다. 영어는 birch(봇)이고 어원은 싯담어이다. ‘봇’과 ‘birch’은 그 발음이 똑 같은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식 영어 발음으로 ‘버치’라고 읽으면 못 알아듣는다. 그냥 ‘봇’이라 발음하면 된다. 지금도 함경도에서는 자작나무라 하지 않고 ‘봇나무’라 부르고 있다. 그것은 상고시대 마고성을 떠나온 우리 조상들의 말과 풍속이 그대로 전해져서 지금도 남아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북방민족에게 자작나무는 오래전부터 神이 깃든 나무였으며, 하늘과 소통하는 나무였다.

자작나무의 원산지는 환국(桓國)이며 백두산을 중심으로 동서 방향으로 분포하여, 북아메리카와 중앙아시아, 시베리아, 북유럽까지 분포하고 있다.

자작나무를 신성시하는 숲의 사람들에게는 거의 모든 주술이 자작나무와 관련이 있다. 자작나무의 껍질로 죽은 이의 몸을 감싸는데 이는 천국으로 가는 이에게 웅상의 옷을 입혀주는 의식인 것으로 죽은 이를 위한 최고의 예우가 되는 것.

경주 제155호 고분 ‘천마총’의 천마도장니(天馬圖障泥)는 자작나무 껍질을 얇게 잘라서 이어 만든 것으로, 거기에 하늘을 나르는 외 뿔 달린 기린을 그렸다. 이것은 북방민족의 신선사상과 관련 있는 것이며, 우리나라 남부지방의 모든 고분들이 북방민족의 매장방식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전체의 상고시대 언어와 풍습과 역사는 고구려를 계승한 것이지 그것이 신라였다고 할 수는 없다.

자작나무는 10∼12장의 얇은 껍질이 겹겹이 붙어 있어 한 장씩 벗겨 내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데 썼다. 자작나무 껍질에는 부패를 막는 성분이 들어 있어서 좀도 슬지 않고 곰팡이도 피지 않는다.

자작나무 껍질은 천 년이 넘게 지나도 썩지를 않는다.

간혹 수백 년 또는 수천 년 전에 땅속에 묻혔던 자작나무는 완전히 썩어 없어졌을지라도 껍질은 생생하게 남아 있는 것이 많다.

앞서 소개한 ‘천마도장니’는 1973년에 경주의 한 고분에서 하늘을 나는 천마(天馬)가 그려진 말다래로 출토되었다. 그래서 고분의 이름도 천마총이다. 말다래는 말안장에 늘어뜨려 흙 등이 말에 뛰는 것을 막는 장식품을 말한다. 천마도의 바탕 캔버스가 자작나무 종류의 껍질이었던 것.

자작나무 껍질은 물에 젖어도 불이 잘 붙으므로 불쏘시개로 유용하다.

물속에 흠뻑 담갔다가 꺼낸 것도 불이 잘 붙는다. 이런 특성은 산속에서 야영을 하는 사람들이 기억해두면 유용한 지혜일터.

또한 자작나무 껍질은 불을 붙이면 잘 붙고 오래가므로 촛불이나 호롱불 대신에 불을 밝히는 재료로도 애용되었다. 혼인을 화혼(華婚)이나 화촉(華燭)을 밝힌다고도 하는데, 이 단어에 들어 있는 ‘화(華)’ 자가 바로 자작나무(樺)를 가리키는 것이다.

자작나무 껍질은 약재로도 중요하게 쓴다.

한의학과 민간에서는 백화피(白樺皮), 화피(樺皮) 등으로 부르며 황달, 설사, 신장염, 폐결핵, 위염, 갖가지 옹종 등의 치료에 이용한다.

자작나무 껍질은 맛이 쓰고 성질이 차다. 간경에 작용하며 열을 내리고 습을 없애며 기침을 멈추고 담을 삭이는 작용이 있다.

해독작용도 탁월하고 염증을 없애는 효과가 상당히 강하다.

이뇨작용이 있어서 신장염이나 부종을 고치는 데에도 쓸 수 있다. 자작나무 껍질은 대개 물로 달여서 먹는다. 하루 20∼40그램쯤을 물 한 되에 넣고 반 되가 될 때까지 달여 세 번으로 나누어 먹는다.

자작나무의 뿌리는 황달, 지방간, 간경화 등 간질환 치료에 쓴다.

자작나무 뿌리는 간장의 해독을 풀고 기능을 회복시키는 데 좋은 약으로 눈을 밝게 하는 데에도 효력이 있다.

자작나무에 붙어 자라는 버섯을 차가버섯이라 하는데 차가버섯은 갖가지 종양에 효과가 있다. 유방암, 위암, 백혈병, 자궁암, 폐암 등 갖가지 암에는 자작나무 버섯을 달여서 먹거나 가루 내어 알약을 지어 먹는다.

약리실험에서 종양 세포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이 증명되었다.

자작나무의 유익한 쓰임새는 수액(樹液)을 뽑아서 마시는 것이다.

위장병을 비롯한 잔병을 낫게 하고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미네랄을 비롯한 무기물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는 자작나무수액은옛 기록에 ‘곡우 무렵에 나무에 구멍을 뚫어 흘러나오는 수액을 받아 마신다.’하여 곡우물이라 전하는데 아마도 추운 지방에 많이 자생했던 자작나무의 특성상 과거에는 흔하지 않아 전해진 말일 듯 하고 현재 강원도나 전북 임실 등 자작나무수액을 상품화 한 곳에 의하면 춘분 즈음에 채취하는 것으로 알면 되겠다.

자작나무수액은 신경통, 류머티스 관절염, 소화불량 등에 효험이 있으며 오래 마시면 무병장수한다고 전한다.

러시아에서는 자작나무를 거의 만병통치약으로 쓴다.

감기, 기침, 기관지염 등에 자작나무 달인 물을 먹기도 하고 자작나무 달인 물로 목욕을 하기도 하며 한증탕의 재료로 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쑥과 솔잎을 민간에서 흔히 쓰듯이, 러시아나 핀란드 등 자작나무가 흔한 지방의 사람들은 이 나무를 민간약으로 제일 흔하게 쓴다.

자작나무 껍질은 우리의 문화사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종이가 일반화되기 전 두께 0.1~2mm 남짓한 흰 껍질은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재료였다.

또 여기에는 큐틴(cutin)이란 방부제(밀랍)가 다른 나무보다 많이 들어 있어 잘 썩지 않고 곰팡이도 잘 피지 않으며 물도 잘 스며들지 않는다.

러시아에서는 자작나무 껍질에서 기름을 짜내어 가죽 가공에 쓰는데, 이 가죽으로 책표지를 만들면 곰팡이와 좀이 슬지 않는다고 한다.

참고

신상구,「태안지역 무속문화 연구」,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국학과 박사학위논문, 2011.8.

댓글 남기기

농수산넷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